재산분할 — 별거 이후 늘어난 재산은 내 몫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된 뒤 일방이 혼자 형성한 재산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졸혼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기간에 상대방이 늘린 재산에 대한 내 몫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함께 사는 부부라면 "언제까지 함께 이룬 재산인가"를 따질 일이 거의 없습니다. 졸혼은 다릅니다. 각자 생활한 시점 이후의 재산 증가분에 대해 "당신이 기여한 것이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특히 별거 후 상대방이 사업을 키우거나 부동산을 취득했다면, 나중에 이혼하게 됐을 때 그 부분이 분할 대상인지가 정면으로 다투어집니다. 반대로 내가 형성한 재산을 지키는 쪽에서도 같은 법리가 작동합니다.
졸혼을 시작하는 시점의 재산 내역을 서로 확인해 남겨 두면, 훗날 이 다툼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졸혼 합의서에 재산 내역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 졸혼 1년마다 깎입니다
분할연금은 이혼한 배우자가 상대방의 국민연금 일부를 나눠 받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산정 기준이 되는 혼인기간에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제외됩니다(국민연금법 제64조). 혼인신고 기간이 30년이어도 졸혼으로 15년을 따로 살았다면 15년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질 혼인기간이 5년 미만이면 분할연금 자체를 받을 수 없습니다. 혼인 초에 오래 함께 살았다면 이 요건은 대개 충족되지만, 인정되는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받을 금액도 줄어듭니다.
전업주부로 수십 년을 살았다면 분할연금은 노후 소득의 큰 축입니다. 그 축이 졸혼 기간에 비례해 얇아집니다. 미루는 1년, 1년이 그대로 연금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졸혼을 결정하기 전에, 내 경우 분할연금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숫자를 알고 나서 졸혼의 조건을 정하는 것과 모르고 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정입니다.
상간자 위자료 — 졸혼하면 청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졸혼 상태가 파탄으로 평가되면, 상대방에게 새 사람이 생겨도 책임을 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졸혼이 곧바로 파탄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졸혼은 이혼하지 않기로 한 합의여서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남아 있고, 그 점에서 단순 가출·별거와 다릅니다. 갈리는 지점은 합의의 내용입니다.
"각자의 이성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합의였다면 파탄 또는 사실상의 승낙으로 평가되어 청구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거주만 분리하고 부부관계는 유지한다"는 합의였다면 파탄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문서 없이 흐지부지 각방·별거가 된 경우가 가장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졸혼 대부분이 세 번째입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상간자 소송을 권하지 않습니다. 졸혼 상태에서의 청구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법리에 맞는 설명입니다. 내 경우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합의 경위와 생활 실태를 놓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유책 평가 — 먼저 나간 쪽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에서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가 제한되고, 위자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거나 생활비를 끊는 방식의 졸혼은, 훗날 정당한 이유 없는 별거로 평가되어 나간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별거라도 "부부가 합의한 생활 방식"과 "일방의 가출"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합의의 존재와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그 차이를 만듭니다.
지금은 원만히 합의한 졸혼이어도, 세월이 지나 관계가 나빠지면 "저 사람이 일방적으로 나갔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때 문서가 없으면 다툼은 기억과 기억의 싸움이 됩니다.
졸혼의 경위를 문서로 남기는 것은 상대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의 훗날을 위한 안전장치입니다.